즐겨찾기+ 최종편집:2026-04-03 19:02:5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독자투고
공지사항
구독문의
자유게시판
 
뉴스 > 기고
원종태 숲해설가의 나무 이야기 -단풍나무
단풍이 붉은 것은, 사라짐을 알기 때문이다
유미란 기자 / news9114@daum.net입력 : 2025년 11월 12일(수) 17:36
↑↑ (단풍으로 물든 초가집 호롱이 정겹다)
ⓒ 동부중앙신문
산야가 황홀한 단풍으로 물들면, 세상 사람도 단풍 같은 마음이 물든다. 화려한 단풍 속으로 빠져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 속으로 풍덩 빠져들어 황홀경에 젖는다. 아름다운 가을을 찬미하고 영원히 그 속에 묻히고 싶어 한다.  단풍을 찾아 나선 사람들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서로의 눈빛이 마주치면 환한 미소로 화답한다.  얼굴도 마음도 화려하게 물든다.  저 형형색색 고운 손짓은 누구를 향함인가. 저 화려함을 누구에게 전하는 선물인가! 곱고 고운 단풍 속으로 꿈결처럼 빠져든다.

↑↑ (가을이 깊어가는 산사)
ⓒ 동부중앙신문
산이 붉다. 노랗다. 파랗다. 서로서로 조화로우니 화려하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가을, 산문 앞에서 스님은 발길을 멈추고 제자를 불러 세웠다.

“얘야, 저 단풍을 보아라. 저 불길은 누구의 마음이 타는 것이냐?”
제자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스님, 세상은 가을빛으로 물들었으니나무도, 산도, 사람의 마음도 타오르는 듯합니다.”

스님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은 바람 속에서도 고요했고, 목소리는 종소리처럼 깊었다.

“그렇다. 그러나 저 붉음은 오래 머물지 않느니라. 며칠이 지나면 바람에 흩어지고 눈 속에 묻히리라. 그대의 마음 또한 그러하지 않더냐?”

제자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때, 스님이 손을 들어 단풍잎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 잎을 보아라. 봄엔 푸르고, 여름엔 짙으며, 가을엔 붉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 듯하나, 실은 언제나 달라지느니라.”

그리고 스님은 그 잎을 바람에 날려 보내며 말했다.

“이것이 곧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니라. 보이는 빛과 형상, 그 모든 것은 공한 것.그러나 공이라 하여 허무한 것이 아니요, 비어 있기에 모든 빛이 담기느니라. 이것이 곧 공즉시색(空卽是色)이니라.”

스님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이윽고 다시 말했다.

“얘야, 단풍이 붉은 까닭을 아느냐? 그것은 떨어질 날을 알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다하여 빛나는 까닭이다.”

제자는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잎이 바람결에 흩날리며, 해 저문 산허리를 불빛처럼 물들였다. 그 순간 제자의 마음에 문득 이런 깨달음이 스쳤다. ‘지금, 이 순간이 영원이며, 사라짐 또한 살아 있음이구나!’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붉은 잎이 땅에 떨어져도, 그 빛은 사라지지 않고 흙이 되어 나무를 살리느니라. 그대도 그러하리라.  세상에 머무는 동안,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빛나거라.”

바람이 불고, 종이 울렸다. 가을 산은 여전히 붉고, 그 붉음은 어느새 제자의 마음속에 번져 있었다.

단풍은 말한다. “내가 붉은 것은, 사라질 날을 알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색즉시공’, 비어 있음이 곧 충만함이요, 사라짐이 곧 다시 피어남이다.  공즉시색(空卽是色), 공한 것이 바로 형상이 된다.

바람이 지나간다. 잎이 흔들리고, 그 흔들림 속에 나도 흔들린다. 붉은 잎 한 장, 땅에 닿아 사라지나 그 자리에 봄이 숨 쉰다. 있음은 곧 없음이요, 없음은 곧 있음이라. 이 마음이 고요할 때 온 세상이 피어난다. 단풍이 진다는 것은 과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생명이 다시 시작되는 찰나의 순간이다
↑↑ (황금빛으로 물든 은행나무를 둘러싸고 열광하는 사람들)
ⓒ 동부중앙신문

유미란 기자  news9114@daum.net
- Copyrights ⓒ동부중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원종태 숲 해설가의 나무 이야기 -생강나무
이천시 아동참여위원회, 제1회 정기회의 개최
이천시의회, 제260회 임시회 14일간 진행
이천시, 청년농업인 안정 정착 지원 강화
이천시, 제요~신필 간 농어촌도로 개통
이천시, 관고전통시장 일원 ‘문화의 거리 3구간’ 도시재생사
여주시 신청사, 기공식 열고 본격 공사 착수
‘SK하이닉스와 함께하는 2026 이천국제음악제’
송석준 의원, 경강선 출근 시간 배차 간격 줄어든다
이천시, 점심시간 활용한 틈새 공무원 역량 교육 호응
최신뉴스
경기도 지방정원 세미원, 국립정원문화원과 업무협약 체결  
단월면체육회장 이·취임식 성료  
양평군장애인복지관, 제12회 행복한 우리 마을 ‘바람개비  
양평군, ‘2026년 농식품 역량 강화 교육’ 성료  
양평군, 4월 법인지방소득세 신고·납부기간 운영  
양평군, 지역 경제 살리는 ‘양평사랑상품권’ 발행처 지원  
양평군, 임업인 간담회 및 임업실무교육 실시  
양평군, ‘2026 제14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 대비 정  
양서친환경도서관, 4월 도서관 주간 맞아 마술 공연·도서  
농업회사법인 ㈜옥구촌한우, 양평군에 떡국떡 1,000개  
양평군, 제72회 경기도체육대회 출정식 개최…“선수단 선  
양평교육지원청,‘나만의 청렴 1계명’으로 청렴 실천  
이천시의회 제8대 마지막 임시회 폐회  
양평교육지원청, 학생생활교육의 현장 대응력을 높이다  
“지역경제 살리기 총력” 이천시, ‘경기 활성화 페스타’  

인사말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기사제보 광고문의 제휴문의
제호: 동부중앙신문 / 명칭: 인터넷신문 / 주소 : [우편번호:12634] 경기도 여주시 강변유원지길 45 (지번 : 여주시 연양동 414)
발행인 : 민문기 / 편집인 : 민문기 / 청소년보호책임자 : 민문기 / 등록번호 : 경기다 01205 / 등록일자 : 2010년 1월 28일
mail: news9114@hanmail.net / Tel: 031-886-9114 / Fax : 031-882-6177 / 구독료(월) : 10,000원
Copyright ⓒ 동부중앙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