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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태 숲해설가의 나무이야기 -벤츠 한 대 사는 나무
유미란 기자 / news9114@daum.net입력 : 2024년 12월 17일(화) 17:03
↑↑ 숲해설가원종태
ⓒ 동부중앙신문
참+나무하면, 나무 중에도 진짜 좋은 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막상 참나무를 찾아보려고 하면 참나무라는 나무를 찾기 힘들다. 나무 앞에 별도의 특징을 나타내는 이름이 함께 붙어 진짜 어느 나무가 참나무인지 궁금 하기 그지없다. 자세히 알고자 사전을 편다면 더욱 헷갈리는 나무가 참나무 형제들이다. 내가 참나무로 알던 나무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니 말이다. 형제들이 많은 집에 서로 닮아 구분이 어려운 것처럼, 참나무 형제는 잎도 수피도 비슷하여 처음 이 나무를 대하는 분들이 고민에 빠진다. 이렇게 되면 만물박사로 알려진 인터넷에 검색 해 본다.

↑↑ (여주 신륵사 상수리나무 600살로 기재되어 있는 거목이다.)
ⓒ 동부중앙신문
세상 모든 것을 다 찾아준다는 인터넷에 의기양양하게 참나무를 검색하면 “쌍떡잎식물, 이판화군(離瓣花群), 참나무목, 참나뭇과, 참나무속의 총칭” 이렇게 나오니 정작 내가 알고 싶은 나무를 쉽사리 찾을 수 없다는 하소연을 듣는다.

도감에 나타난 나무를 보면 시골 동산에 오르면 쉽게 만나던 나무도 있고, 높은 산 능선에 무리로 만나는 나무도 있다. 다람쥐가 좋아하는 열매를 생산하는 도토리의 주인공인 참나무 형제는 보통 6종으로 구분하고, 남쪽 바닷가에 자라는 가시나무 속 4종을 포함하면 10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 많이 자라고 한국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지가 오래된 나무라는 증명이기도 하다. 근래에 외국에서 도입된 참나무가 있어 참나무 집안들은 더욱 번성하는 상태다.

↑↑ (상수리나무의 특이한 돌기)
ⓒ 동부중앙신문
자세히 살펴보면 아무리 비슷한 쌍둥이도 구별이 가는 것처럼, 참나무 형제 역시 저마다의 특징이 있고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참나무 가족과 친하여지려면 우선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 참나무는 어느 한 종(種)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참나뭇과, 참나무속에 속하는 여러 수종(樹種)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쓰임새가 많아 유용한 나무라는 뜻이며, 진짜 좋은 나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이 속(屬)에 속하는 나무는 모두 도토리라고 불리는 견과(堅果)를 생산하므로 '도토리나무'라고도 불리며 지방마다 불리는 향명(鄕名)이 매우 다양하다.

참나무 6형제는 참나뭇과, 참나무속에 속하며, 여기에 속하는 수목으로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중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는 꽃이 핀 해에 열매가 성숙하지만,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다음 해에 가서야 열매가 성숙 되는 특징이 있다.

참나무 형제의 개별적인 특징을 살펴보자.
떡갈나무는 넓은 잎으로 떡이나 음식을 싸거나, 떡을 찔 때 시루 밑에 깔았다 하여 떡갈나무로 불린다. 참나무 형제 중 가장 넓은 잎을 가지고 있다. 신갈나무는 옛날 나무꾼들이 짚신 바닥이 헤지면 신갈나무 잎을 짚신 바닥에 깔았다고 하여 신갈나무로 부른다. 갈참나무는 늦가을까지 단풍잎을 유지하여 '가을 참나무'로 불리다가 이후 ‘갈참나무’라는 이름으로 변모했다는 설이, 지지를 받고 있다. 졸참나무는 참나무 형제 중 가장 작은 잎을 가지고 있어 잎이 작다는 뜻의 졸참나무로 불리고 있지만 단풍이 아름답다. 굴참나무는 수피(껍질)가 푹신하고 두터워 지붕을 덮는 데 썼다고 하며 이 나무껍질로 덮은 집을 굴피집이라 불린다. 굴참나무껍질은 코르크 마개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상수리나무란 독특한 이름을 가진 참나무 형제는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 간 선조가 피난길에 도토리묵을 맛보게 된다. 어찌나 맛있게 먹었는지 환궁한 뒤에도 가끔 수라상에 올랐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상수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참나무 형제들은 도토리 모양만 잘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다.

참나무는 서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나무다, 그리스 로마신화 속 최고의 신인 제우스의 신목으로 불리며 영험하고 신성한 나무로 떠받드는 나무다. 특히나 참나무의 아름다운 물결무늬를 좋아하는 독일인들의 참나무 사랑은 남다르다. Benz Car Tree(벤츠 카 트리)로도 불리는 참나무는 나무 한 그루 가격이 벤츠 자동차 한 대를 살 수 있는 돈이 나온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참나무의 위상과 가치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셈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으로 세계를 제패한 손기정 선수가 아돌프 히틀러로부터 받은 상수(賞樹)도 참나무이며 이 나무는 손기정 기념 공원에서 자라고 있다. 올림픽에서 상으로 받은 나무라 처음에는 이 나무가 월계관을 만드는 월계수로 불렀다. 그러나 지금은 참나무임이 밝혀져 대왕참나무 또는 ‘핀 오크’라 부른다.

↑↑ (흙으로 돌아가는 신갈나무, 버섯과 곤충에게 몸을 내어주고 있다.)
ⓒ 동부중앙신문
참나무들은 여러 곳에 유용하게 쓰이며 한국에서는 질 좋은 재목이나 화력이 강력한 숯으로 쓰이고 버섯을 재배하는 원목으로 각광받는다. 서양에서는 위스키나 포도주를 숙성하는 오크통으로도 유명세를 펼치고 있다. 참나무통 속에서 오래 묵을수록 술은 맛이 좋아지고 비싼 값에 팔린다. 프랑스에서는 치즈를 숙성하는 용도로도 참나무를 사용한다. 참나무야말로 이름값을 하는 진목(眞木)이다.
유미란 기자  news91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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