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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비단으로 감싼 전설의 나무
숲해설가원종태의 나무 이야
동부중앙신문 기자 / news9114@hanmail.net입력 : 2024년 06월 05일(수) 09:46
↑↑ 숲해설가원종태
ⓒ 동부중앙신문
뽕잎을 따기 위해 야트막한 작은 키의 나무만 보다가 십수 미터에 이르는 뽕나무의 모습을 보면 경이롭다. 뽕나무도 이렇게까지 크게 자랄 수가 있구나? 이 나무 한 그루에서 비단이 수백 킬로미터가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뽕나무는 원래 단풍이 드는 갈잎 넓은 잎의 큰키나무다. 자유분방하게 자라면 거목으로 성장한다. 비단의 원천이 되는 뽕나무는 수 세기를 경제수로 군림하며 세계사에 길이 남는 비단길을 만들어 낸다.

↑↑ (경북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324번지의 뽕나무 300년을 자란 나무다.)
ⓒ 동부중앙신문
뽕나무 중 으뜸으로 잘생긴 나무로 알려진 나무가 경북 기념물 1호인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324번지의 뽕나무다. 이 나무는 키가 15미터 가슴둘레는 3미터에 달한다. 나무나이 300년이 넘은 나무로 마을의 보살핌을 받으며 지금도 왕성한 생장을 계속하고 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이 뽕나무는 아들을 점지해 주는 나무로 소문이 나 외지에서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든다. 수없이 많은 뽕나무 씨가 아들을 점지해 주는 효험이 있다고 믿는 것일까!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봉양리 217-1번지에도 600여 년 자란 뽕나무가 뽕잎을 무수히 달고 있다. 고령임에도 왕성한 생장 모습을 보인다. 강원도 지방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으며 나무의 키가 25미터 밑동의 둘레가 3.25미터로 표시되어 있다. 정선군청 앞 가로에 두 그루의 뽕나무가 고택의 담장을 배경으로 하여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다.

↑↑ (오디를 상하지 않게 수확하는 방법으로 뽕나무아래 그물을 설치한 모습)
ⓒ 동부중앙신문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도전리에도 주택 앞에 정자 목으로 자라고 있는 큰 뽕나무가 있다. 이 뽕나무는 오디를 많이 생산하기로 유명하다. 오디가 익는 철이면 오디를 수확하기 위하여 나무 아래 모기장 같은 그물을 쳐놓고 오디가 상하지 않게 채집하여 생과로 팔려 나가고 있다. 당뇨환자에게 특효로 알려져 생산이 수효를 따라가지 못한다. 오디의 맛도 좋고 열매의 크기도 커서 매우 먹음직스럽다.

역사 속에 나타난 뽕나무는 지금의 반도체를 넘어서는 국가기간산업이자 수출 1호를 넘어서는 고부가가치를 지닌 국가산업이었다. 오죽하면 “중국을 낳은 뽕나무”의 저자 강판권은 중국의 국호(cina)가 이 비단에서 왔다고 주장하지 않는가? 진나라 이전에 이미 이 비단이 나는 나라 중국을, 페르시아나 인도에서는 지나(cina)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러한 근거는 뽕나무에서 왔으며 비단은 오늘의 중국명인 차이나(china)를 만든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내고 있기도 하다.

↑↑ (중국 산동성 곡부 공부(孔俯)에 자라는 뽕나무 상수로 표기되어있다.)
ⓒ 동부중앙신문
동양과 서양은 이렇게 비단길을 통하여 교역이 이루어지고 그 밑바탕에는 뽕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굳이 뽕나무의 역사를 찾지 않아도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공명이 뽕나무를 가꾸어 생계를 해결하였다는 장면이 나타난다. 뽕나무는 우리 곁에 오래전부터 친숙하게 살아온 것이다. 중국 산둥성의 곡부에 가면 공자 후손이 모여 사는 ‘공부(孔俯)’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는 엄격히 관리되는 나무가 몇 종류 있다. 그 속에는 상수(桑樹)가 있다. 중국에서 오랜 기간 뽕나무를 귀하게 여겼다는 근거가 될 것이다. 2,400여 년 전 맹자가 살던 시대에도 택지 주변에 뽕나무 다섯 이랑을 심으면 50세가 넘는 노인도 비단옷을 입을 수 있다. 라는 구절도 등장한다.

조선에서도 뽕나무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 흔적이 대한민국 곳곳에 남아있다, 지명에도 잠실과 잠원동이 남아 비단생산의 화려한 역사를 증명하고 조선의 궁궐에도 왕실에서 아끼던 뽕나무가 남아있다. 왕비가 누에를 기를 때가 되면 친히 뽕잎을 주는 친잠례가 행하여지기도 했다. 그 가치를 짐작 해 볼 만 하다.

뽕나무야말로 수천 년을 인류와 함께 살아 온 오래된 친구이다. 그렇다면 서양에도 뽕나무가 있었을까? 물론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부터 성경에도 등장한다. 그뿐이 아니다. ‘뽕도 따고 임도 보고’라는 로맨스를 풍기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용어도 있지만, 뽕나무는 사랑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지어낸 로미오와 줄리엣이기도 하다. 고대부터 부가 흐르는 길을 장악해 온 비단길과 숭고한 사랑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지닌 나무가 뽕나무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는 뽕나무 속으로 조금 더 다가가 보자 무슨 사연이 있을까! (다음 호에 계속)
동부중앙신문 기자  news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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