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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해설가 원종태의 나무 이야기 -YS, 신성한 산딸나무를 심다.-
유미란 기자 / news9114@daum.net입력 : 2024년 04월 11일(목) 09:33
ⓒ 숲해설가원종태
봄을 재촉하는 비가 자주 내린다. 비가 내리고 난 후 산천의 모습이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저마다 독특한 준비를 마친 초목은 비장의 솜씨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매화와 산수유 진달래와 개나리는 그 특유의 모습을 드러낸 지 이미 오래다. 고고한 목련은 특유의 모피코트를 벗어버리고 우유빛 속살을 드러내며 찬란한 봄의 태양을 마음껏 즐긴다.
새 생명을 얻은 듯 꽃으로 온몸을 치장하고 생기가 넘치는 모습에 잎 한 장 찾아볼 수 없는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봄을 맞이하는 청와대의 숲도 다름이 없다. 철따라 시류에 따라 머물다가는, 주인은 바뀌어도 이곳을 지키고 있는 수목의 춘하추동은 정해진 질서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인다. 이 비밀의 공간을 살아온 사람보다 이곳에 뿌리내린 나무의 연륜이 훨씬 오래되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생명을 지키며 살아온 세월을 헤아리면 청와대 역시 나무가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청와대에 가장 오래 살아온 나무는 주목으로 그 나이가 올해 745세로 기록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의 공간 청와대와 영욕의 세월을 함께 한것은 비단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만이 아니다. 경내를 지키고 있는 이 나무들이야말로 이곳의 진정한 주인일지 모른다.
그들은 한자리에서 드나들고 머물다간 사람들의 면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나무를 살펴보면서 오늘의 주제는 YS라 불리던 김영삼 대통령과 관련된 수목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영삼 대통령의 기념식수 중 특별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 동부중앙신문
김영삼 대통령은 청와대 구 본관 터에 산딸나무를 심고 기념식수 표석도 세웠다. 일반적으로 기념식수의 수목으로 선택되는 나무가 소나무, 주목, 등에 비하면 산딸나무는 의외의 나무일 수도 있다. 왜 김영삼 대통령은 산딸나무를 청와대 경내에 심었을까? 잠시 산딸나무에 대하여 그의 면면을 살펴보기로 하자.

산딸나무는 학명이[Cornus kousa]다. 층층나뭇과 층층나무속인 산딸나무는 우리나라 중부이남 어디서나 비교적 잘 자란다. 넓은 잎에 단풍도 들고 예쁜 꽃과 열매도 생산한다. 해발 300~500m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나무의 키는 10m가 넘게 자란다. 초여름인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경에 흰색의 꽃을 피워낸다. 여고생이 즐겨 입던 교복의 하얀 카라를 연상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가 꽃이라고 알고 있는 하얀 잎은 사실 꽃이 아니다. 
↑↑ [네 장의 꽃차례 받침 그 가운데 딸기처럼 생긴 부분의 작은 덩어리가 꽃이다.]
ⓒ 동부중앙신문
전문가들은 이 하얀잎 부분을 총포[總苞]라고 부른다. 한문 용어를 우리말로 풀어쓰면 [꽃차례 받침]이다. 이 부분이 진짜 꽃을 떠 받치고 있는 것이다. 산딸나무가 생존을 위해 준비한 비장의 무기이기도 하다. 이 넉 장이 신기하게도 십자가 모양을 나타낸다. 순백색에 정갈하고 청아하여 많은 사람이 이 나무를 좋아한다.

기독교 계통에 전하여 오는 이야기로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산딸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었다고도 하는데 확인할 길은 없다. 십자가의 이야기와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순백색의 넉 장의 꽃차례 받침을 지닌 산딸나무는 기독교인들의 가슴속에 성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나무 이야기를 기독교교회의 장로였던 김영삼 대통령 역시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독실한 신자였던 김영삼 대통령은 1994년 4월5일 식목일을 기하여 이나무를 심는다. 표석에 직접 나무가 선택되고 심겨진 동기까지 기록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 산딸나무 아래 김영삼 대통령 내외분이 기념식수 하였다는 표석은 남아있다. 훗날 또 다른 장로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도 기독교의 신실한 신자로 알려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백악정 앞에 산딸나무를 심어 산딸나무를 심은 대통령이 두 사람으로 늘어난다. 두 분이 모두 교회의 장로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 동부중앙신문
산딸나무는 여름에 피워내는 하얀 꽃과 가을에 새빨간 딸기 모양의 열매는 조경 가치로서도 훌륭한 나무다. 이 나무가 산딸나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도 열매와 무관하지 않다. 딸기 모양을 한 열매가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열매의 향기도 감미로우며 새들의 좋은 먹잇감은 물론이다. 사람들에게도 유용함을 주는 고마운 나무다.
유미란 기자  news911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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