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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대통령께서 심은 청와대 백송[白松] 과연! 고결함을 보여줄 것인가?
 |  | | | ↑↑ 숲해설가 원종태 | | ⓒ 동부중앙신문 |
대통령은 한 시대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지도자로 일거수일투족 말 한마디가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나무도 예외일 수 없다. 대통령이 관심 두고 있는 나무에 국민은 비상한 눈길을 보낸다. 나무를 사고파는 시장에서는 매출과 직결된다. 일반백성들이야 비밀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정보가 빠른 사람들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비결이기도 했다. 5공화국으로 불리는 전두환 대통령 집권기에는 나무 심기 위주의 정책이 끝나고 나무 가꾸기로 전환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이를 전문가들은 육림[育林]이라 표현한다. 1980년 11월 1일 제4회 육림의 날을 맞이하여 전두환 대통령은 반송에 산림용 고형 복합비료를 시비하는 숲 가꾸기 행사에 참여한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육림사업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산에 심은 나무도 가꾸어야 한다는 인식이 국민 속으로 확산하는 시발점이 된다.
전두환 대통령은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가꾸어 큰 나무로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남겼다고 임정사에 기록된다. 재임 기간이 길었던 전두환 대통령은 청와대와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어렵지 않게 기념식수를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청와대에는 백송과 메타세쿼이아가 왕성하게 자라고 있으며 광릉 수목원에는 독일가문비와 소나무가 위용을 자랑한다.
독일가문비는 늘 푸른 바늘잎 나무로 높은 키에 크게 자라는 나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프스의 흑림 지대라 불리는 울창한 숲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황폐한 민둥산이 민망했던 당시의 상황으로는 숲을 만드는 것은 꿈이자 희망이었다. 한국의 산야도 알프스의 흑림처럼 울울창창한 숲이 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독일가문비를 심었다는 설명이다.
흑림 [黑林]이라 불리는 이유도 재미있다. 나무 자체가 검푸른 모습이다 보니 항공기에서 보는 독일가문비로 조성된 숲은 알프스 일대가 모두 검게 보여 ‘흑림’이라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에 자라는 나무는 사실은 유럽 가문비다. 이 나무를 일본인이 독일로부터 들여오면서 가문비 앞에 독일을 붙인다. 독일에만 사는 나무는 아니다. 국내에는 1924~1927년경 도입되어 주로 용재수, 풍치수 및 조경수로 심어지다, 80년대에 인기 수종으로 등극한다. 크고 빨리 자라는 성질이 빨리! 빨리! 를 외치는 한국인과 잘 어울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나무다.
|  | | | ↑↑ [독일가문비의 모습. 잔가지는 아래로 처진다.] | | ⓒ 동부중앙신문 | |
독일가문비를 만나면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고 권력자와 관련한 그럴듯한 말이 떠돌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고 뒤를 이은 최규하 대통령은 청와대에 집무하는 동안 헬기장 옆에 독일가문비를 식수한다. 한국의 전나무는 가지가 위쪽을 향해 쭉쭉 뻗어 나가지만 독일가문비는 잔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뭔가 손에 잡았던 물건을 놓아버린 빈손처럼 작은 가지가 아래로 축 늘어진 모습이다. 이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한 이야기꾼들은 입방아를 찢는다. 최규하 대통령이 5공 세력에게 순순히 권력을 내려놓고 야인이 된 모습이 독일가문비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과연 나무 모습과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독일가문비의 특이한 가지의 모습은 알프스 산악에서 가지에 쌓이는 눈의 무게를 줄이고자 환경에 적응해 온 모습이라는 것이 식물학자의 견해다. 이 나무는 영원한 젊음, 용감, 불로장수, 라는 범상치 않은 의미를 품고 있어 기념식수에 많이 사용한다. |  | | | ↑↑ [고유의 흰색을 가지고 있는 백송 천연기념물 253호 이천 신대리 백송] | | ⓒ 동부중앙신문 | |
시대 상황에 따라 민심이란 매우 오묘하게 변한다. 전두환 대통령께서 심은 똑같은 독일가문비는 이러한 평판에서 자유롭지만, 호사가들의 입담은 그칠 줄 모른다. 상춘재 앞에 자라고 있는 백송이 그 주인공이다. 하얀 소나무라는 뜻의 백송[白松]은 소나무의 한 종류로 소나무와 같은 바늘잎이 세 개인 삼엽송이다. ‘백년해로’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회녹색에서 흰색으로 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마치 하얀 페인트를 칠한 것 같은 백송의 고결한 모습이 옛 선비들의 마음을 확 잡았다는 바로 그 나무다. |  | | | ↑↑ [청와대 상춘재 앞에 식재된 백송과 전두환 대통령의 기념식수 표지석 ] | | ⓒ 동부중앙신문 | |
전두환 대통령이 심었다는 백송을 보고 일부 사람들이 한마디씩 한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 고결하지 못해 나무색이 하얀색을 띠지 못하고 푸르죽죽하다.” 권력자의 손길이 지나간 나무는 이래저래 뒷말이 많다. 그러나 어린 백송은 이름처럼 하얀색을 띠지는 않는다. 나무껍질이 회녹색을 띤다. 홉사 군용으로 쓰이는 위장막처럼 얼룩덜룩한 색으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민트색에 가깝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나무껍질이 하얀색으로 변신한다. 청와대 백송은 계속 푸른 회녹색으로 남을 것인지 고유의 하얀 백송으로 고결한 모습을 보여줄 것 인지는 시간이 밝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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