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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기고, 신입 직원의 마음으로
글. 김춘석 여주시장
김연일 기자 / news9114@hanmail.net입력 : 2013년 12월 16일(월) 21:48
ⓒ 동부중앙신문(주)
[동부중앙신문(여주)=김연일 기자] 여주, 지난달 25일 여주시에 45명의 신입 공무원들이 들어왔다. 간단히 임용식을 치르고 신입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으니 36여 년 전 나의 시작도 이랬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은 언제나 설레는 말이다. 첫 사랑이 그렇고, 첫 아이가 그렇고 살면서 무수히 많은 처음의 일들은 긴 세월이 흘러가더라도 확고부동한 기억으로 각인 된다.

‘신입’도 처음과 그 의미를 같이 한다. 그래서 오랜 회사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도 처음 입사해서 경험했던 낯선 업무와 낯선 직장 동료들이다.

대학 4학년 그리고 군대의 병장. 모두 해당 집단에서는 최상위층이고 깍듯한 선배 대접을 받는 위치다. 그러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직장의 말단으로 그 옛날 당당했던 선배, 고참병의 모습은 어디가고 어리바리 신입으로 돌고 돈다.

나 또한 이번에 새로 들어온 우리 직원들과 같은 심정으로 공직을 시작했을 것이다. 내 첫 근무부서는 조달청이었다. 그러다 나를 좋게 보신 선배 공직자의 추천으로 경제기획원으로 옮기면서 본격적인 예산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후에 예산청에서 기획예산처로 바뀌는 당시의 경제기획원은 사회학과를 졸업한 나보다는 대부분 경제학과 출신들이 많았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차별 아닌 차별을 받기도 했다. 승진에서 한두 번 누락된다거나 이유 없이 부서장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예산부서에서 실무로 10년 이상을 근무하는데 있어서 나는 원칙을 세웠다. ‘돈’을 다루는 부처이다 보니 돈의 유혹을 뿌리치자 했고, 예산을 따내려는 로비활동에 평정심을 잃지 말자고 했다. 이렇게 1년을 보내고 5년을 보내고 나니까 나름의 인정과 윗분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부수적으로 승진운도 따랐다.

이제 막 들어온 여주시 신입 공무원들도 처음은 힘들 것이다. 행동 하나하나가 선배 공무원들의 평가대상이 되니 모든 일에 조심하고 안 물어 볼 것도 물어보는 극 소심 자세를 한 동안은 풀 수 없을 것이다. 경험상 이때의 평가가 재직기간 내내 따라 다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시간은 흐른다. 흔히 하는 말로 시작이 반인 것이다. 그러나 7급을 달고 6급 팀장자리까지 까마득해 보여도 신입시절에 얻은 평가는 언제 7급과 6급으로 승진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해 여주시에 신입 공무원들이 들어온 것처럼 여주도 나도 다시 ‘신입(新入)’이다. 올 9월 23일에 여주군이 시로 승격했고 군수이던 나의 직함도 시장으로 자동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니 좀 억지스럽긴 해도 몇 달 차이로 내가 직장 선배이긴 하지만 신입이란 위치는 같지 않을까싶다.

신입 공무원들이 임용식 때 대외적으로 선언하며 나는 이런 공무원이 되겠습니다하고 외치는 공무원 윤리헌장 외에, 첫 출근과 함께 마음으로 새기는 일종의 각오 또는 다짐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앞에서 말한 나의 원칙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또는 친절한 공무원이 되겠다하는 등의 자신과의 약속일 수도 있다.

한해가 저무는 시점에서 신입 여주시와 신입 시장으로서 나는 무엇을 다짐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시민들이 행복하고 더 잘 살 수 있는 여주를 만드는 것 말고 중요한 일은 없다.

그런데 어떻게 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고 누구의 기준에서 행복하고 잘 사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새운 원칙은 신입사원과 같은 눈으로 극도로 소심(?)하고 조심하고 꼬치꼬치 묻겠다는 것이다. 나의 결정과 계획 하나로 이제 막 출발한 여주시가 제대로 된 길을 갈지 아니면 먼 길을 돌아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소심함과 조심함이란 장밋빛 희망만을 말하지 않고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여 주어진 여건 내에서 최선의 길을 가겠다함이고, 꼬치꼬치 물음은 귀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간절히 바라는 것부터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는 것이다.

2013년 계사년 뱀띠 해가 끝물이다. 시간이 뱀을 타고 미끄러지듯 어느새 꼬리만 사라지면 한해가 저문다.

나의 민선5기 임기도 올해를 넘기면 얼마 남지 않았다. 시민들의 염원을 품고 새로 태어난 여주시 승격을 생각하면 임기 말 ‘절름발이 오리(Lame Duck)’는 있을 수 없다. 나와 우리 여주시 공직자들이 ‘신입 여주시’를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고 곧 시작될 2014년도 그렇게 맞이해야겠다.
김연일 기자  news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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