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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기고)]가을의 깊이를 더하는 여주의 명산
마감산과 보금산 . 글. 김춘석 여주시장
김연일 기자 / news9114@hanmail.net입력 : 2013년 10월 23일(수) 05:22
ⓒ 동부중앙신문(주)
[동부중앙신문(여주)=김연일 기자] 여주는 지형적인 특성으로 산세가 험하고 높은 산은 없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 가벼운 산행을 즐길만한 산들이 제법 많이 있다.

그 중 마감산과 보금산은 가볍지도 그렇다고 숨이 턱 막히는 산도 아닌 딱 중간 정도의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마감산의 유래는 효종 때 북벌계획의 중심에 있었던 이완장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날 장군이 여주시내의 영월루에서 말을 풀어 놓았더니 그 말이 강천면의 어느 높은 산으로 갔는데, 그때부터 사람들이 그 산을 마감산(馬甘山)으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이름으로 주민들 사이에선 말감산으로 통하기도 한다.

마감산(388ⅿ)은 보금산(365ⅿ)의 남쪽 봉우리로 두 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위로 금마교라는 30m 길이의 구름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등산객들이 쉽게 양쪽 산을 왕래할 수 있다.

마감산을 경유해서 보금산 정산을 거쳐 내려오는 산행은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대부분 완만한 경사를 걷는 길이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지만 마감산 정상부에 다다르면 ‘마귀할멈 측간바위’라고 불리는 4m 높이의 큰 바위와 함께 다양한 형상을 한 기암괴석을 오르는 짜릿함을 맛 볼 수도 있다.

바위 아래로 바로 낭떠러지를 연출해 아찔하지만 능선을 따라 시야를 두면 광활하게 펼쳐진 여주평야와 만나게 되어 가슴이 절로 ‘뻥’ 뚫리듯 시원하다.

모든 산들이 그렇지만 마감산의 백미는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여주 전역을 담은 빼어난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멀리 강원도 평창과 횡성에서 흘러온 섬강의 물줄기가 남한강 본류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과 여주를 품에 안은 채 유유히 흘러가는 남한강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함께 삶에 대한 겸손함을 일깨워 준다.

ⓒ 동부중앙신문(주)
특히, 단풍이 시작되는 깊은 가을의 마감산은 바위산 마귀할멈이 요술을 부리 듯, 붉은 계열의 화려한 색깔로 한껏 멋을 부려 소박함을 벗어던진 매혹적인 산으로 탈바꿈하여 등산객들을 잡아 둔다.

많은 등산객들이 마감산 388m 정산에 세워진 정자에서 다시 한 번 숨을 고르면 갑자기 끝나는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다시 보금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구름다리를 건너 보금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을 걷는 기분 좋은 산행 길을 선사해 준다. 같이 온 가족, 친구, 연인들이 도란도란 마음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길이다.

그리고 정상에 가까워졌을 때, 누군가 오래 전에 전지를 했는지 알 순 없지만 가지가 한 일(一) 자로 뻗어 특이한 형상으로 황금빛 색을 발산하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종종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이 나무가 잘 있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소나무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보게 친구, 잘 지냈나?”라고. 혹시라도 나쁜 마음들이 나무을 보고 해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말이다.

정상을 뒤로하고 보금산을 내려오는 길은 마감산에 비해 가파르고 숲속 풍경도 냉정한 느낌이다. 마치 이제 산행을 모두 마쳤으니 다시 현실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바로 아래 세상으로 나가 열심히 살고 다음에 내가 또 보고 싶거든 주저 없이 다시 찾아 달라’는 따스한 말 한마디 주면서…….

이것이 깊어가는 가을에 만날 수 있는 마감산과 보금산이 아닐까.
김연일 기자  news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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