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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풍찬노숙의 그 날을 기억하며
서울지방보훈청 기획팀장 김 상 우
김연일 기자 / news9114@hanmail.net입력 : 2012년 08월 09일(목) 10:29
ⓒ 동부중앙신문(주)
[동부중앙신문(여주)=김연일 기자] 『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
이 글은 민족소설가이자 시인인 심훈이‘그날’을 염원하며 썼던 『그날이 오면』의 일부분이다. 그는 광복을 보지 못한 채 1936년 서른다섯의 나이로 요절했다.

돌아오는 8월15일은 제67주년 광복절이다. 그 날이 오기만 한다면 그 자리에서 거꾸러져
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했던 시인 심훈이 노래하던 그 날이다. 사실 우리 선조들은 정말 광복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는 피상적으로 그것을 느낀다. 한마디로 선조들이 그날에 느꼈던 그 광복의 기쁨을 피부로는 느끼지 못한다. 국가보훈처라는 국가기관에서 일을 하지만 그날의 기쁨을 시인처럼 그렇게 염원하지도 즐거워하지도 못하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국가보훈처에서 일을 하다보면 독립군으로 활동하신 분들을 모실 기회가 많다.
가끔 행사에서 만날 때 모습은 다른 일반 노인분들과 다를바 없지만 대화가운데에서는 나라와 민족에 대한 강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사실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이 몸으로 겪으신 그때 이야기들을 할 때면 “존경해야지” “존경해야한다”란 단어를 억지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고개가 숙여지고, 그냥 존경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 사실 나도 그랬다.

우리 청에서 관할하고 있는 기관에는 3대째 독립운동을 한 분도 계신다.
그분은 여성분으로 독립군에서 활동하신 분이다.

할아버지도 독립군, 아버님도 독립군, 당신도 독립군이고 가족들도 거의 독립군에서 활동하신 분이다. 그런 가계와는 달리 그분은 다른 여성분들과 같이 평범하게 생기셨다. 그리고 외모도 외소해서 연세가 있어서 그런지 더 초라해 보일 때도 있다.

『어느 날 시내버스를 타는데 기사분과 말다툼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독립유공자 본인은 시내버스를 무료로 탈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날 기사 분은 그 사실을 잘 몰랐던 모양이다. 천원도 되지 않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유공자라고 얘기해도 무시하는 사람들이 못마땅해서 얘기를 했는데, 너무 무안을 당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사실 그분의 모습은 너무 검소해서 초라해 보인다. 그래서 더욱 그렇게 대했는지도 모르겠다. 노인네가, 그것도 여자가, 독립군 출신이란 게 믿기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가끔 그분의 안부를 묻는다.
이제 연세가 많이 드셔서 인지 움직이시는 것도 어려운 모양이다. 그런데도 만날때마다 여전히 그 정신은 살아계신거 같아 마음이 뭉클하기도 하다.

내가 글을 쓸 때 마다 무슨 의미인지, 그 단어에 들어 있는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쓰는 단어가 있다. 그 단어가 풍찬노숙, 초근목피이다. 이 단어는 경험한 사람들이 그 뜻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광복절을 맞아 다시한 번 기억하는 단어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이름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 간 독립운동가 분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분들을 다가오는 광복절에 다시 기억했으면 한다.

다가오는 광복절에는 그분에게 안부전화라도 해야겠다.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광복의 의미를 가르쳐주시도록, 그래서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자라나는 후세들이 가질 수 있도록 얘기해 달라고......
김연일 기자  news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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